굴절
물에 넣었던 손으로 너른 돌 위에 적는다 문장은 투명하지 않다 문장이 젖어 있다가 이내 마른다 너는 날아가는 문장을 물끄러미 보다가 물이 하얗다, 하얗다고 말한다
물속에서 내 손은 너무 커 보여 이것 보라고 다 비치지 않냐고
너는 손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한다
아무것도 꺾지 않는 손은 신기루라고 했다 모르는 감정이 물이 되어 쏟아진 적도 있었는데 물을 믿지 않는다 물로 다툰다 수면에 베인 소리의 단면을 본다 아무 말도 흐르지 않고 맑고 고요한 물 안에는 보이지 않는 손이 있고
우리는 계속해서 무너진 손을 만든다